
인사이트

홍우태 다락 대표
미니창고 다락
미니창고 다락은 ㈜세컨신드롬에 의해 운영되는 자동화 기술(Automation Technology) 기반의 셀프스토리지 운영 서비스로서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셀프스토리지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셀프 스토리지 산업은 글로벌 부동산 업계에서는 새로운 화제가 아니나, 국내에서는 이제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는 부동산 섹터입니다.
그 속에서 미니창고 다락은 전통적인 해외 셀프스토리지들과는 다르게 국내의 부동산 여건과 IT기술에 최적화되어 성장해 왔습니다. 이러한 지난 8년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를 아우르는 셀프 스토리지 산업의 성장과 그 미래의 방향성을 함께 그려보고자 합니다.
<미니창고 다락 시설 전경>

손에 잡히지 않았던 내집마련의 꿈
미니창고 다락의 탄생을 이야기하려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던 저와 공동창업자 (김정환 부대표)의 1년 여에 걸친 난상토론을 먼저 소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창업자들은 소위 애널리스트로서 각자 기업분석과 거시경제 분석 업무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경제지표를 들여다보는 것에 익숙했습니다.
그 중에는 부동산 관련지표들도 많았는데 유독 흥미를 유발하던 것이 있었습니다. 국내 주거 부동산 가격은 거의 하락 없이 꾸준히 우상향하는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소득증가 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자산을 소유한 사람들은 돈을 벌겠지만 그렇지 않은 개인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도 집을 소유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는 불행한(?) 결론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소득이 증가하면 우리의 생활패턴은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소비하지 않던 품목들도 소비하게 되고 취미도 다양해지며 자연스럽게 주거를 더 쾌적하게 만드려는 욕구도 높아지죠. 하지만 쾌적한 주거를 위해 더 큰집으로 이사하려고 해도 월세가 일반적이지 않은 국내는 비싼 집값과 전세값이 엄청난 부담이 됩니다. 그리고 집은 물리적인 것으로서 마음대로 크기를 조절하거나 방을 더하거나 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높아지는 소득과 쾌적한 주거생활에 대한 기대는 다른 형태의 소비 또는 행동을 유발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 국내 주거생활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일률적인 주거의 형태를 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는 1973년에 제정된 주택건설촉진법의 영향을 여전히 받고 있어서 공급되는 주거면적이 거의 동일합니다. 아파트 분양광고를 보면 59.9m2, 84.9m2와 같은 숫자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각각 소형주택과 국민임대주택으로 나라에서 정해 놓은 주거면적입니다. 내부 구조 상의 변화는 있었다고하나 기본적으로 획일화된 면적으로 주거가 공급되기 때문에 50년 전과 달라진 생활패턴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해당 법이 제정된 50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많은 1인가구가 살고 있고, 반려동물을 많이 기르며, 집안에서 홈트레이닝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생활패턴에 변화가 일어났을 때 – 독립하거나, 출산하거나, 캠핑 같이 짐이 많은 취미를 시작하거나, 집에서 공방을 운영하기 시작 – 공간이 필요하여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몇 억의 집값이나 몇십, 몇백만원의 월세를 더 주고 큰 집으로 이사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 조차도 임대차계약으로 묶여서 정해진 기간에만 움직일 수 있고요. 이처럼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거는 그 형태와 쓰임에 있어 철저히 국가 및 공급자에 의해 결정되는 시장이었습니다.
<OECD 국가별 PIR지수 / 출처: Numbeo 2023>

<서울시 아파트 평형별 공급 비중 / 출처: ㈜직방 2020>

새로운 주거옵션 - 공간의 외장하드
이는 비단 주거뿐만 아니라 동일한 물성과 임대차 계약구조를 가진 오피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다락의 창업자들은 좀더 유연한 새로운 공간옵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분명 증가하는 소득과 달라진 생활패턴의 변화를 반영하면 주거생활의 퀄리티를 높이고자 할텐데 막상 집을 바꾸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거나 시기가 정해져 있으니 대안이 없을까? 만약에 내가 필요한만큼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옵션이 더 있다면 이사를 가지 않아도, 꼭 큰집에 살지 않아도 주거생활이 더 쾌적해지지 않을까? 집 안에서 쓰이지 않고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것들도 많은데 이들을 재구조화하여 아웃소싱할 수도 있지 않을까?
대부분 주거 내부에 구성되어 있던 기능 공간들을 아웃소싱할 수 있는 것으로 재구성하다보니 침실, 화장실, 주방과 같은 필수적인 것들과, 주로 물건을 쌓아놓는 베란다, 다용도실, 옷장/수납장들과 같은 부차적인 것들로 나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차적인 것들을 위한 공간을 아웃소싱한다면 그 형태는 바로 창고와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었고 저장의 기능을 하다보니 오프라인의 외장하드와 같은 개념이 되었습니다. 필요할 때 필요한만큼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쓸 수 있는 유연한 형태의 보관공간, 이것이 다락의 시작이었습니다.
<집안에서 뺄 수 있는 기능 / 출처: ㈜세컨신드롬>

Zero to One 빌드업
이후에 IoT와 AI를 활용한 다락의 AUX(Automated User Experience) 및 AFO(Automated Facility Operation)에 대해서도 소개 드리겠지만, 제로베이스에서 문과 출신 두 명이 최초로 빌드업한 다락은 30평 남짓의 허름한 지하창고의 모습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그렇겠지만 창업자들이 저축한 월급을 탈탈 털어서 브랜드도 만들고 시설도 어찌어찌 만들어서 MVP(Minimum Viable Product)가 탄생했습니다. 또 대부분의 사장님들이 빠지는 착각처럼 저희도 이 훌륭한 제품을 널리 알리면 잘 팔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거의 생각과 동시에 전단지를 만들어서 근처 빌딩들을 오르내리며 영업을 시작했죠. 문서보관 니즈가 있는 회계사 세무사 사무실도 찾아다니며 우체통에 전단지를 꽂다가 경비원분들께 쫒겨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신박한 제품을 널리(?) 알렸으니 내일은 전화가 빗발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행복하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전화는 한통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도 다다음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미 시설이 만들어졌는데 어떻게 피벗해야할까 고민하다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온라인 검색광고를 올려봤습니다. Location-based 제품이어서 온라인이 먹힐까 생각했었는데 그때 비로소 문의 전화가 왔습니다. 창업자들은 신이 나서 한명의 고객을 테이블에 앉혀놓고 거의 한시간씩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떤 목적으로 쓰시는 거에요? 어떤 물건을 보관하실 거에요?”
“사이즈는 적당한가요? 가격은 어떤 것 같으세요?”
제품을 이용하겠다고 온 사람에게 오히려 우리 제품이 어떤지를 물어보는 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 나눴던 고객들과의 대화는 향후 다락의 서비스 스펙과 확장 전략을 대부분 결정하게 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창업자들도 의식하지 못한 채 고객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Product Market Fit을 맞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고객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다락은 운영시간, 시설규모, 유닛사이즈, 픽업서비스, 이용가격 등 서비스의 기초들이 빌드업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경험을 통해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는데 셀프스토리지는 사람마다 필요한 때가 다르기 때문에 음식점처럼 지나가다 들르는 소비재가 아니라, 필요할 때 검색해서 찾아오는 제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향후에 다락이 IT 기술 기반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됩니다.
<2016년 미니창고 다락 1호점 / 출처: ㈜세컨신드롬>

<미니창고 다락 유닛 사이즈 / 출처: ㈜세컨신드롬>

Self Storage, 74조원 거대 시장의 발견
창업자들이 다락을 만든 건 상술한 바와 같이 매크로 경제 관점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추정해 내려간 Top Down Approach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이 당시 순진했던 창업자들이 본인들이 하고 있던 업이 해외에서는 셀프스토리지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고 대략 6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으며 규모는 무려 74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창업을 한 이후였습니다.
저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글로벌로는 많았다라는 사실과 그 규모에 거센 충격을 받았으면서도 다락 비즈니스에는 더욱 확신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건 어찌보면 당연했죠.
다음 편에는 FTSE Nareit All Equity REITs의 Sector Weight 약 7.4%로 오피스보다 크고 데이터센터/헬스케어의 뒤를 잇는 셀프스토리지 시장에 대해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FTSE Nareit All Equity REITs의 Sector Weight / 출처: Nareit 2024>

<부동산 섹터별 수익률 순위 / 출처: Extra Space Storage>






